물류뉴스

롯데택배 전국대리점협의회

빠른배송이 부른 ‘다단계’ · 자가용 유상 운송 확산 우려
사무국
2026-10-19 17:06:40
조회 7

생활물류 현장에 경고음, 물량 늘고 사람 없어 사고 시 대안 없어 


 

최근 대한민국 물류 시장에서 ‘빠른 배송’은 선택이 아닌 필수 서비스로 자리 잡으면서 다양한 편법이 증가하고 있다. 당일 배송, 새벽 배송, 지정 시각 배송에 이르기까지 소비자들의 눈높이는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이에 발맞 춰 처리해야 할 택배 물량 또한 매년 폭발적인 증가세를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시장의 양적 성장의 이면에는 라스트마일(Last-mile, 최종 배송 구간)현장의 극심한 인력난이라는 구조적 균열이 커지면서 각종 우려가 커지고 있다.


택배 물량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빠른 배송 수요가 늘어나자 정작 현장에서 물건을 집 앞까지 전달할 배송 기사를 구하기는 날로 어려워고 있다. 특히 고강도 노동과 불규칙한 근무 환경, 높아진 운용 비용 등은 신규 인력의 유입을 막는 장벽이 되고 있다. 이에 따라 대형 물류기업들은 늘어나는 물량을 제때 처리하지 못해 배송 지연과 서비스 품질 저하라는 심각한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이러한 수급 불균형 속에서 등장한 생존 방식이 바로 ‘다단계 배송’이다. 대형 택배기업이 화주로부터 물량을 대량 수주한 뒤, 자체 인력으로 처리 못하는 물량을 하청 업체나 중개 플랫폼, 혹은 개인 배송원에게 재위탁하는 구조가 확대되고 있다. 그리고 그 최 밑단에는 영업용 번호판이 아닌 불법 유상운송 수단인 ‘일반 자가용’을 이용하는 일반인 배송원들이 대거 유입되면서 다양한 현장의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불법과 합법 경계선, 자가용 유상운송 확산


현행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에 따르면, 대가를 받고 화물을 운송하는 ‘유상운송’ 행위는 반드시 노란색 영업용 번호판(아, 바, 사, 자 등. 택배차량은 배)을 교부받은 정식 화물차량으로만 수행해야 한다. 이는 화물운송시장의 질서를 유지하고, 운전자의 자격 검증과 차량 안전 기준 준수를 통해 도로 교통 안전 및 소비자 피해를 예방하기 위한 최소한의 법적 장치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법적 원칙과 시장의 실태 사이에 커다란 괴리가 발생하고 있다. 인력난에 시달리는 배송 플랫폼과 물류 업체들이 일반 자가용 소유자(자가용 운전자)를 배송 인력으로 적극 활용하면서, 사실상 무자격 유상 운송 행위가 시장 전반에 폭넓게 퍼져 나가고 있는 것이다. 일부에선 “이럴 거면 생활물류시장도 이륜 배달시장처럼 누구나 배송할 수 있게 해 달라”는 볼멘소리들이 나온다.


이렇게 단기 알바, 부업, N잡 형태의 자가용 불법 배송은 유연한 노동을 원하는 개인과 당장 배송 인력이 급한 물류업체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며 확대되고 있으며, 이대로 둘 경우 더욱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이러한 자가용 배송이 다단계 수주 구조와 결합하면서 법적 책임 소재와 관리 감독의 사각지대를 더욱 넓히고 있다는 점이다. 대형 택배사는 1차 배송 화물 수주 후 하청 및 재위탁 과정에서 최종 배송원이 어떠한 차량을 이용하는지 실시간으로 관리·감독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방관하거나, 알면서도 현장 물량을 처리하기 위해 용인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결국 법적 규제에도 불구하고 시장에서는 ‘자가용 유상운송’이 사실상 표준적인 보조 배송 수단으로 전락한 셈이다.

 

다단계 구조가 낳은 삼중고, 안전·보장·시장 질서의 침해


자가용을 활용한 다단계 유상 운송의 확산은 생활물류 산업 전반에 걸쳐 심각한 부작용을 야기하고 있다. 첫째, 교통안전 및 사고 시 보상 부재 문제다. 일반 자가용 자동차보험은 개인 출퇴근 및 가정용 운행을 전제로 체결된다. 따라서 돈 혹은 대가를 받고 화물을 운송하다 사고가 발생할 경우, 보험사는 계약 위반을 이유로 보험금 지급을 거부하거나 책임보험 한도로 보상을 제한할 수 있다. 이는 사고 피해자는 물론 배송을 수행한 일반인 운전자 본인에게도 치명적인 경제적·법적 리스크로 작용한다.


둘째, 정식 영업용 택배 기사와의 형평성 저해 및 시장 교란이다. 정식 영업용 번호판을 취득하고 관련 자격 요건과 정기 교육, 화물 배상책임보험 가입 등 법적 의무를 성실히 이행하는 정식 택배 기사들은 불공정 경쟁에 내몰릴 수 있다.

규제 비용을 부담하지 않는 자가용 운전자가 단가 낮추기 식 배송에 투입될 경우 가뜩이나 무한 경쟁시장으로 변모된 생활물류시장에 전체 배송 단가 하락과 정식 기사들의 처우 악화를 초래한다는 지적이 높다. 또 처음에는 높은 배송수수료를 지급하다가 일방적으로 수수료를 깍는 경우도 늘어나 라스트마일 배송원들의 피해도 발생하고 있다. 

 

셋째, 배송 품질과 책임 소재의 모호성이다. 다단계 재위탁 과정에서 화물의 분실, 훼손, 배송 지연 등의 사고가 발생했을 때 책임 소명이 복잡해진다. 원청 대형 택배사와 중간 중개업자, 최종 자가용 배송원 간에 책임 떠넘기기가 이어지면서 피해는 온전히 화주와 최종 소비자에게 돌아간다.


지속 가능한 라스트마일 배송 위한 제도적 결단 필요해


생활물류시장의 다단계 수주 및 자가용 유상 운송 문제는 단순한 현장 지도·단속만으로 해결하기 어렵다. 물류 수요의 폭발적 증가와 인력 부족이라는 구조적 원인이 좀처럼 개선되지 못하고 때문이다. 당장 택배가격 인상도 요원한 상황에서 특히나 빠른 배송 혹은 당일배송 등의 수요가 증가로 시장의 실태를 반영한 제도적 정비와 산업 구조 개선은 시급하다.

이에 따라 원청 대형 물류기업의 관리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형 택배사가 물량을 위탁·재위탁하는 과정에서 최종 배송원의 자격 유무와 차량 등록 상태를 반드시 확인하도록 의무화하고, 이를 위반할 경우 강력한 제재를 가하는 ‘원청 책임제’ 도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또 현실적인 자가용 배송 제도화 및 안전망 구축에 대한 논의도 요구된다. 단기 인력 유입이 불가피한 현실을 감안한다면, 유상 운송 특약 보험 가입 의무화, 최소한의 배송원 자격 검증 시스템 구축 등 안전장치를 전제로 한 유연한 제도적 틀을 마련하거나, 영업용 번호판 공급 정책을 현장 수요에 맞게 대폭 개선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라스트마일 현장 노동 환경의 체질 개선이 병행되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적정 배송 수수료 보장과 노동 강도 완화, 첨단 물류 기술(AI 동선 최적화, 자동화 장비 등) 도입을 통해 안정적인 인력이 장기적으로 근무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근본적인 인력난 해소의 열쇠다. 빠른 배송이라는 편의성 뒤에 숨겨진 불법과 위험의 고리를 끊어내지 못한다면, 대한민국 생활물류 생태계의 지속 가능성은 담보될 수 없다.


업계 관계자는 “시장 변화에 맞춰 정책변화에 유연성이 필요하다”며 “인력 부족 현실에서 규제만 강화할 경우 운영기업들의 어려움이 커질 수 있으며, 생활물류시장에서의 다단계와 자가용 배송등도 근절할 수 없는 만큼 실태 파악과 더불어 적극적인 대안 마련도 뒤따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손정우 기자

26.10.19 물류신문

원문: https://www.kl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323125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