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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차비 내다 회사 망한다"…배송 전쟁 속 멍드는 협력사들
사무국
2026-07-08 11:0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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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정기사 이탈에 용차 의존도 급증…매달 수천만원에서 억대 비용 부담



"지난달에도 용차 비용으로만 수천만원을 지불했습니다. 어떨 때는 용차를 구하지 못해 저나 다른 직원이 직접 배송 현장에 나가기도 합니다. 이런 일이 계속되고 있어 차라리 회사를 접고 내가 용차 기사를 뛰는 게 낫겠다는 생각마저 듭니다."


국내 주요 이커머스 기업의 라스트마일 협력사 대표가 털어놓은 하소연이다. 유통업계가 앞다퉈 새벽배송, 주 7일 배송, 당일배송 등 다양한 배송 서비스를 선보이며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가운데, 실제 배송을 담당하는 협력사들은 매달 수천만원에서 억대에 이르는 용차 비용을 감당하며 적자를 버티고 있다. 업계에서는 "회사를 접고 용차를 하는 편이 낫겠다"는 자조 섞인 목소리까지 나온다.


배송 밀도 낮고 단가도 낮아…버티지 못하고 떠나는 기사들

물류 현장에서는 용차 가격 상승의 원인으로 치열한 배송 경쟁과 다단계 위수탁 구조를 꼽는다. 주요 이커머스 업체들은 쿠팡의 로켓배송에 맞서 대형 물류사와 협력해 다양한 배송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이들 서비스의 상당수 물량은 대리점 소속 택배기사가 아닌 외부 배송조직이 담당한다. 대형 물류사로부터 물량을 받은 1차 협력사가 이를 다시 소규모 2차 협력사에 재위탁하는 구조가 일반적이다.


이 같은 구조에서 배송기사의 수익성을 좌우하는 핵심은 좁은 지역에서 얼마나 많은 물량을 처리할 수 있는지, 즉 '배송 밀도'다. 압도적인 시장점유율을 가진 기업은 아파트 단지 한 곳에서도 수십 건의 물량을 처리할 수 있지만, 후발주자의 상황은 전혀 다르다. 배송 권역은 넓은 반면 물량은 부족해 배송 효율이 크게 떨어진다. 여기에 후발주자들은 아직 충분한 배송 물량을 확보하지 못한 데다 다단계 위수탁 구조를 거치면서 배송 단가까지 낮아진다.



한 협력사 관계자는 "쿠팡처럼 물량이 꾸준히 나오면 배송조직을 유지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다 보니 조직을 유지하기가 어렵다"며 "A사의 경우 물류센터는 김포에 있지만 배송 권역은 넓고 물량은 적어 업무 강도는 높은 반면 배송기사는 월 300만원도 벌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결국 배송기사들이 버티지 못하고 현장을 떠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협력사 관계자는 "한 업체의 물량만으로는 배송기사를 확보하기 어려워 B사, C사 물량까지 함께 맡겨야 기사들을 붙잡을 수 있는 급여를 지급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서울 일부 지역에서도 배송기사를 구하지 못하거나 어렵게 채용해도 몇 달을 버티지 못하고 퇴사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결국 부족한 인력을 메우기 위해 용차를 급히 투입하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는 게 현장의 설명이다.


물량 변동성 역시 용차 수요를 키우는 요인이다. 일부 화주는 평소에는 물량이 평범하지만 대규모 프로모션 기간에는 물량이 급증한다. 이 경우 화주가 요구하는 배송 품질 지표를 맞추기 위해 추가 인력을 투입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한 협력사 관계자는 "B사의 경우 지난달 행사 기간 평소보다 물량이 3배 가까이 늘어나 화주가 요구한 배송 평가 지표를 맞추기 어려웠다"며 "결국 큰 비용을 들여 용차를 추가 투입해 겨우 배송을 마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인력난·비용 부담 '이중고'…협력사 위기 심화

일반적으로 용차는 고정 기사보다 높은 배송 단가를 지급받는다. 최근 용차 가격이 오르면서 고정 배송기사들이 잇따라 현장을 이탈하는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배송기사들도 이제는 워라밸을 찾는 시대"라며 "용차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일부 고정기사들은 단가가 낮고 근무시간 제약이 있는 고정 노선보다 용차가 훨씬 유리하다고 판단해 용차로 전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로 인해 협력사들은 고정기사 이탈에 따른 인력 공백과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용차 비용을 동시에 떠안고 있다.


그럼에도 협력사들이 매달 수천만원에서 억대의 용차 비용을 부담하면서까지 계약을 유지하는 이유는 원청과의 관계 때문이다. 당장 수익은 나지 않더라도 원청의 요구를 충족하며 신뢰를 쌓아두면 향후 물량이 본격적으로 물량이 늘어날 때 현재의 손실을 넘어 수혜를 입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하고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과도한 용차 비용이 협력사의 유동성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일부 협력사들은 매달 막대한 용차 비용을 부담하면서 유동성이 크게 악화된 상태"라며 "한계 상황에 이르면 정산 지연 등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더 이상의 출혈 경쟁보다 배송 단가 현실화 등 구조적인 개선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커머스 업체들의 배송 속도 경쟁이 이어지는 한 물량과 인력 수급 불균형이 낳은 '용차 대란'도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석한글 기자

물류신문 2026.07.03

원문 : https://www.kl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3217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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