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택배 전국대리점협의회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AI가 제작한 이미지 (이미지=제미나이)
올해부터 5월 1일 노동절이 법정 공휴일로 지정되면서 공무원을 포함한 전 국민이 쉴 수 있는 길이 열렸다. 국회는 지난 3월 31일 본회의를 열고 ‘공휴일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의결했다. 이에 따라 노동절은 1994년 유급휴일로 지정된 지 30여 년 만에 공무원, 교사, 택배기사 등 그동안 휴일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던 특수고용직 노동자들도 차별 없이 휴일을 보장받을 수 있게 됐다.
노동계는 이번 개정안을 두고 “노동을 바라보는 기준이 바뀌는 출발점”이라며 일제히 환영의 뜻을 내비쳤다. 특히 올해 노동절은 금요일이고, 5월 5일 어린이날이 화요일이어서 4일 하루 연차를 쓰면 최대 닷새간 ‘황금연휴’를 즐길 수 있다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하지만 택배업계의 표정은 복잡하다. 법적으로는 ‘공휴일’이지만, 소비자 편익과 고객사와 약속한 ‘주 7일 배송’ 시스템으로 인해 대부분의 택배사가 정상 배송할 계획이다.
로젠택배만 휴업…정상 근무 택배사는 휴일 배송 수수료 지급
본지가 택배 4사(CJ대한통운, 로젠, 롯데택배, 한진)에 문의한 결과, 이번 노동절에 휴업을 결정한 곳은 로젠택배가 유일하다. CJ대한통운과 롯데택배는 주7일 배송 등으로 인해 대부분 정상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한진도 주7일 배송을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타 사와 같이 정상 운영한다고 답했다.
CJ대한통운은 공지를 통해 ‘택배 없는 날’, 광복절, 설·추석 명절 각 3일씩 총 8일을 제외한 휴일은 ‘얼티밋 권역’에서 정상 배송이 이뤄진다고 안내했다. 롯데택배는 노동절 당일 네트워크와 집하 업무는 정상 운영되며, 배송 업무의 경우 '주 7일 배송'만 운영된다. 이처럼 이번 노동절에도 주 7일 배송 시스템으로 인해 전국 주요 권역에서 정상적인 배송이 이뤄질 전망이다. 다만, 택배사들은 노동절이 휴무일로 지정돼 정상 배송을 하는 기사들에게 휴일 배송 수수료(125%)를 지급한다.
엇갈린 현장 반응…노조·비노조 미묘한 갈등도
노동절 근무를 둘러싼 현장의 반응은 엇갈린다. 택배노조는 “법정 공휴일 지정에도 불구하고 365일 배송 시스템 때문에 택배 노동자들은 여전히 쉴 수 없는 현실”이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노조 측은 실질적인 휴식권 보장을 위해 모든 택배사가 허브 터미널 가동을 멈추는 ‘실질적 휴업’이 병행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일부 현장에서는 “노동절에 쉬더라도 다음 날 다시 출근해야 한다. 노동절로 인해 배송되지 못한 물량까지 한번에 처리할 경우 근무 강도가 높아지기 때문에 오히려 근무하는 것이 낫다"는 의견도 있다.
한편 택배 현장에서는 노동절 휴무를 둘러싸고 노조원과 비노조원 사이의 미묘한 갈등도 감지된다. 노조원들은 단체협약이나 노조 방침에 따라 휴무를 선택할 수 있는 반면, 비노조원 택배기사는 선택권이 없다는 것이다. 이 같은 현장의 불만은 역설적으로 비노조원들의 노조 가입 동기를 자극하고 있다.
한 대리점 관계자는 “휴일 수당이 지급되지만, 누구는 쉬고 누구는 출근해야 하는 상황에 기사들 사이의 감정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쉬고 싶으면 노조에 가입해야 한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오히려 노조 세력이 확장되는 계기가 되고 있다”며 “배송 구역 조정 등 탄력적인 인력 운영으로 현장의 불만을 해소하려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비노조원들 사이에서는 “똑같이 고생하는데 노조 가입 여부에 따라 휴식 여부가 결정되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불만도 제기되고 있다.
또 다른 불만은 노동절 운영 방침이 지나치게 늦게 확정됐다는 점이다. 지난달 말 노동절이 법정 공휴일로 지정되면서 택배기사도 쉰다는 보도가 이어졌지만, 뒤늦게 운영 계획이 공지되면서 대리점과 기사 모두 개인 일정이나 운영 계획을 세우기에 물리적인 시간이 턱없이 부족했다는 지적이다.
한 택배기사는 “법이 바뀌어 쉴 수 있다는 기대가 컸는데, 열흘 전에야 정상 배송 통보를 받아 실망이 크다”며 “현장 운영 계획이 더 빠르게 공지됐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택배 현장의 혼란을 줄이고, 탄력적인 인력 운영 등을 위해 보다 세밀한 행정적 배려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석한글 기자
2026.04.22 물류신문
원문 : https://www.kl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3208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