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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택배 전국대리점협의회

근로자 추정제 후폭풍, 택배업계 수익성·인력 운영 흔들
사무국
2026-04-16 10:36:53
조회 24

추가 인력, 사회보험·퇴직금 부담 증가…소비자 부담 전가 불가피


▲ AI가 만든 이미지(제미나이)

▲ AI가 만든 이미지(제미나이)


노동 약자를 보호하겠다는 취지로 출발한 ‘근로자 추정제’가 택배 현장에서 생존을 위협하는 ‘비용 폭탄’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택배 업계에서는 노동자 안전과 권익 보호라는 입법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현장의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은 일률적 규제가 영세 대리점의 생존권을 위협하고 소비자 물가를 자극하는 ‘부메랑’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최근 (사)한국생활물류택배서비스협회가 발표한 ‘택배 산업 원가 상승 요인 및 현장 영향 분석’ 자료에 따르면, 제도 시행 시 택배 한 박스당 실질 인상 압력은 최소 866원에서 최대 1,352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현재 평균 택배 단가(약 2,351원) 대비 36.8~57.5% 급증하는 수치로, 기존의 저비용·고효율 구조가 근본적으로 흔들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복잡한 택배 생태계, 단순 고용관계 환원 어려워


택배 산업은 단순 배송 노동으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집화·분류·간선 운송·터미널 운영 등 다양한 공정이 유기적으로 결합된 ‘네트워크형 서비스 산업’이다. 현재의 위·수탁 구조가 지역별 수요 편차, 물량의 계절성, 인력 수급 문제 등을 반영해 형성된 시장 질서라고 설명한다. 하지만 근로자 추정제가 이러한 복합 구조를 단순한 고용관계로 환원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제도 도입으로 법률상 '근로자'로 규정할 경우, 개별 계약의 실질 판단보다 분쟁만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다. 


근로자 추정제는 계약의 실질과 관계없이 우선 근로자로 간주하고, 사용자가 이를 부정할 입증 책임을 지도록 하는 제도다. 이 때문에 영세 대리점주가 수년간의 자율적 업무 형태를 일일이 입증하지 못할 경우, 실제와 무관하게 거액의 수당 채무를 떠안고 형사처벌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편 택배노조는 대리점들의 주장은 과도하다는 입장이다. 현재 택배노동자는 '노무제공자'로 규정돼 있으며, '근로자'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며 분쟁 상황에서 근로자로 추정되더라도, 사측이 '근로자가 아니다'라고 반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이 제도가 택배노동자들에게 적용되려면, 노무제공자를 근로자로 인정하는 제도 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택배노조 관계자는 "분쟁 상황에서 택배노동자가 근로자로 추정되고, 사측이 반증을 못해 택배기사가 근로자로 인정되면 근로자들처럼 4대 보험, 퇴직금, 주52시간 상한 등이 적용될 수 있다는 것은 오해"라고 강조했다. 


인력 확대에 비용 폭탄까지 ‘겹악재’

비용 부담은 단순히 사회보험료나 퇴직금 증가에 그치지 않으며,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늘 것이라는 주장이다. 협회가 택배기사 20명 규모 대리점을 기준으로 시뮬레이션한 결과, 주 6일 체제에서 주 5일제로 전환하면서 동일한 서비스 수준을 유지하려면 최소 6명의 추가 인력이 필요하다. 여기에 추가 인력의 휴무까지 고려하면 2명이 더 필요해, 총 인력은 기존 20명에서 28명으로 늘어나야 한다. 


또한 근로자 지위가 인정될 경우 건강보험, 국민연금, 퇴직금, 유급휴가 비용 등이 추가로 발생한다. 이를 합산한 사용자 추가 부담률은 약 17.5%로 기사 부문에서만 건당 최소 613원이 요금 인상 압력이 발생한다. 이 같은 비용 증가는 배송 기사뿐 아니라 도급 인력, 간선 기사, 분류 및 상·하차 인력 등으로 확산될 경우 비용 상승분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진다. 협회는 이러한 확산 계수를 반영한 적정 인상액은 박스당 1,065원으로 추산했다. 


소비자·소상공인 직격탄…택배비 인상 불가피

결국 이러한 비용 상승 압력은 생태계의 끝단인 소비자와 온라인 판매자의 부담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2024년 기준 경제활동인구 1인당 연간 택배 이용 횟수는 204.3회에 달한다. 건당 1,000원 내외의 가격 인상은 물가 전반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특히 물류비 비중이 높은 영세 소상공인에게는 큰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소비자들도 무료배송 정책 축소되거나 지방 및 도서·산간 지역의 배송 서비스 유지가 어려워지는 등 택배 서비스의 질적 하락 가능성도 제기된다.


“속도보다 설계”, 점진적 도입·보완책 요구

택배 업계는 정책의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산업이 감당 가능한 수준에서 제도가 설계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한 택배 업계 관계자는 "법안의 속도보다 택배 산업의 인력 구조, 배송 밀도, 대체 인력 수급 가능성 등을 면밀히 분석하는 것이 우선"이라며 “비용 부담을 원청,대리점, 소비자 간 어떻게 분담할지에 대한 사회적 합의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근로자 추정제가 즉시 도입되면 현장의 혼란은 불가피하다"며 즉시 전면 도입이 아닌 가이드라인 마련과 점진적 시행으로 현장의 혼란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택배 대리점의 경우 대부분 영세 사업자라며 입증 책임을 사용자에게 전가하는 ‘근로자 추정제’의 특성상, 소송 대응 능력이 없는 영세 대리점주를 위해 입증 책임 완화와 소규모 사업장 예외 조항이 반드시 포함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근로제 추정제로 옥상옥 규제를 만들기보다, 이미 현장에 안착해 있는 '생활물류서비스산업발전법'을 활용하는 것이 더 현실적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한 대리점 관계자는 "택배 산업은 이미 특별법에 따라 관리 및 보호 체계가 형성되어 있다”며, “동일한 대상을 중첩 규제하여 법적 안정성을 해치기보다는 기존 제도 내에서 종사자의 권익을 보완하는 방식이 훨씬 현실적이고 부작용이 적다”고 설명했다.


석한글 기자

26.04.14 물류신문

원문 : www.kl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32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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