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뉴스

롯데택배 전국대리점협의회

‘탈팡’ 움직임 확산에 불안감 못 감추는 물류업계
사무국
2026-01-05 09:31:02
조회 82

탈팡 논란에 수십만 명 일자리 문제 겹쳐…물류업계 고용 구조에 적색 경고등



쿠팡의 개인정보 유출 사태가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쿠팡과 직·간접적으로 연결된 물류업체, 관련 종사자들이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들은 정보 보안 문제나 소비자 신뢰 문제를 넘어 자신들의 생계가 위협받을 수도 있다며 긴장하고 있다.


물류업계에서는 쿠팡의 물류서비스에 관여하고 있는 종사자들의 수가 상당하다는 점을 들어 향후 이들의 고용 연속성 문제가 중요한 사안으로 떠오를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더욱이 소비자들은 어렵지 않게 플랫폼을 옮길 수 있지만 물류업계는 계약 관계상 당장 플랫폼을 옮기기 어려울뿐더러 신규 물량 창출도 쉽지 않아 불안한 시선을 보내고 있다.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 장기화에 물류업계 긴장 확산

물류업계에 따르면 쿠팡 물류센터 내 인력과 도급업체 관계자, 라스트마일 배송기사, 간선운송 기사, 자동화설비에 대한 운영과 유지보수 인력 등 직접적으로 연관된 기업과 종사자는 물론 매출액의 상당 부분을 쿠팡에 의존하고 있는 유통사, 제조사의 물류부서 인력까지 포함하면 이른 바 쿠팡 물류 생태계 종사자는 수십만 명에 달하고 있다.


특히 이들 중 상당수는 쿠팡에서 수주한 물량으로 매출과 고용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위와 같은 문제로 물류업계에서는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가 장기화되면 물류현장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이 확산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까지 물동량 급감이나 대규모 인력 감축 등 명확한 변화가 확인되지 않고 있지만, 탈팡의 영향이 더 이상 추상적인 변수가 아닌 현실문제가 될 수 있다는 분위기다. 이른 시일 내 사태가 수습되지 않을 경우 소비자 이탈로 인한 주문 감소, 판매량 감소가 물동량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다.


대기업의 물류서비스는 수요 변화에 즉각적으로 대응하기 어렵다. 물량 변동이 발생해도 인력이나 차량, 설비, 물류센터 임대 등의 계약은 단기간에 조정할 수 없기 때문이다. 즉, 불확실성 자체가 비용 부담으로 전환된다. 때문에 현장에서는 ‘지금 당장 문제가 있는가?’ 보다 ‘이 상황이 얼마나 이어질 것인가?’ 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물류업계 관계자들은 쿠팡의 개인정보 유출 사태에 대한 논란이 길어질 경우 물량 감소 여부와 관계없이 보수적인 기조로 운영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성수기 기준으로 수립된 인력·차량 운용 계획을 재검토하거나 신규 투자와 증차 계획을 미루는 사례가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한 물류업계 관계자는 “아직 수치로 확인된 변화는 없지만, 탈팡이라는 말이 계속 회자되는 상황 자체가 큰 부담”이라며 “물류는 한 번 방향을 틀면 되돌리기 어려운 산업인 만큼, 불확실성이 길어질수록 현장의 긴장감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쿠팡 물류거점만 전국 270개소…쿠팡 의존 높은 기업 많아

현재 쿠팡이 전국에서 운영 중인 대규모 물류 허브는 약 90개소에 달한다. 여기에 각 지역을 연결하는 서브터미널과 도심 내 라스트마일 배송캠프까지 포함하면 전체 물류거점은 약 270개소로 추산된다. 단일 이커머스 기업 기준으로는 국내 최대 규모로, 사실상 한 기업이 전국 단위의 독자적인 물류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는 셈이다.


이러한 물류 네트워크를 중심으로 물류센터 상·하차 인력과 현장 운영을 위한 계약직 인력, 이들을 파견하는 인력 도급기업, 라스트마일 협력관계에 있는 운송기업과 간선차량 운송기업, 물류 자동화 설비의 유지보수를 담당하는 기업, 관련 부품 공급기업, 쿠팡을 주요 판로로 삼고 있는 중소 제조기업과 유통기업까지 다층적인 이해관계가 형성되어 있다. 


업계에서는 쿠팡과 직·간접적으로 연관된 물류 관련 종사자의 수가 약 30만 명 수준인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또한 이들 상당수가 쿠팡에서 발생하는 물량을 전제로 고용과 사업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플랫폼 의존도가 높다고 말하고 있다.



물류센터 인력부터 조정 가능성 감지

이러한 가운데 최근 인력 운용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쿠팡풀필먼트서비스(CFS)가 일부 물류센터를 대상으로 자발적 무급휴가(VTO)를 확대 시행하면서 현장에서는 플랫폼 리스크가 고용 문제로 야기되는 초기 신호로 받아들이고 있는 분위기다.


공공운수노조 전국물류센터지부에 따르면 광주4센터를 시작으로 대구, 고양1센터, 이천4센터, 인천4센터, 인천신선센터, 용인 등 총 9개 물류센터에서 자발적 무급휴가가 확인됐다. 업계에서는 보통 연말연시에는 성수기로 물류 수요가 집중되고 있는 시점인데, 오히려 무급휴가가 확대됐다는 점에서 단순한 일시 조치로 보기 어렵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인력 감축으로 단정하기에는 아직 이르지만, 물량 변동 가능성을 염두에 둔 사전적 인력 조정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계약직과 현장 인력을 중심으로 자발적 무급휴가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탈팡에 대한 불안이 가장 먼저 하부 현장에서 체감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라스트마일과 간선운송 인력으로 조정 확산 가능성 우려

업계에서는 이 같은 흐름이 라스트마일과 간선운송 인력으로 확산될 가능성도 주시하고 있다. 물량 변화가 본격화될 경우 센터 가동률 조정에 이어 배송 노선과 운송 회차가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특히 라스트마일 배송의 경우 대부분 특정 플랫폼 물량을 전제로 노선과 인력을 운영하고 있어 물량 감소 시 고용 충격이 상대적으로 빠르게 나타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라스트마일 배송 협력기업 관계자는 “물류센터에서 취급하는 물량이 줄어든다면 배송 노선이 조정될 수 밖에 없다. 배송하는 노선이 줄어들게 되면 배송기사들의 수입과 근무 일수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끼칠 수 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간선운송도 직접적인 물량 감소보다 운임과 계약 구조 변화가 먼저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물량이 줄어들면 회차 조정이나 단가 재협상이 이뤄질 수 있으며, 이는 곧 운송기업과 기사들의 수익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쿠팡 의존하던 중소 이커머스 유통기업들도 ‘휘청’

쿠팡의 개인정보 유출 사태 이후 쿠팡을 주요 판로로 삼아온 중소 이커머스 유통기업들도 적지 않은 타격을 입고 있다. 쿠팡은 그간 전국의 중소 유통사를 발굴해 자사의 플랫폼을 통해 판로를 제공해왔는데, 이번 사태로 일부 중소 유통기업들이 매출 감소를 체감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개인정보 유출 소식 이후 적게는 10%, 많게는 13% 정도 매출이 줄었다. 처음에는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봤는데 점차 감소폭이 커지고 있어서 내부적으로도 긴장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이커머스 기업 관계자는 “쿠팡에서 판매하는 물량이 전체 생산량의 70% 이상인 중소 제조기업들도 많다. 쿠팡 사태가 악화되면 이들의 매출 감소는 피하기 어려울 것이다. 문제는 대책 마련도 쉽지 않다는 점”이라고 전했다.



물류업계, “사태 장기화 시 고용 문제 논의 불가피”

물류업계는 이번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물량 부족 문제를 넘어 고용 안정과 일자리 보호 문제가 불거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인력이나 차량 투입 계획의 전면적인 재수정은 물론 설비 투자 등의 판단까지 더 이상 미루기 어려울 수 있다는 판단이다.


한 물류기업 관계자는 “쿠팡의 개인정보 유출이 잘한 일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현장에 없다. 다만 이렇게 많은 일자리가 하나의 플랫폼에 연결된 상태에서 별다른 대비책 없이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건 쿠팡이 창출하는 물류로 먹고 사는 현장 인력과 협력사들에게 더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정부에서도 이러한 점을 고려해주길 바란다”라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플랫폼 다변화와 계약 구조 유연성 강화 필요”

전문가들은 탈팡 문제가 커질 경우 현재의 계약 구조에서 통상적인 감소폭 그 이상으로 물량이 감소하면 이를 흡수할 완충 장치가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더욱이 쿠팡은 신속한 배송과 새벽배송 등의 특화된 배송서비스를 제공하는 만큼 물류센터 운영과 협력기업, 인력 모두 이에 맞춰 최적화된 업무 프로세스를 구축, 유지하고 있어 단기간에 다른 화주기업으로 전환하기 어렵다. 특히 인건비 비중이 높은 물류현장에서 고용 문제의 불안정성이 커질 수 밖에 없다는 점을 우려할 사안으로 꼽았다.


이와 함께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고용 안전성을 높이기 위해서라도 물류업계 전반에 대한 대체 물량 확보 방안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특정 플랫폼 물량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질수록 외부 변수에 따른 불안이 반복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이유다.


이를 종합해보면 개별 기업 차원에서는 중장기적으로 △플랫폼 다변화, △복수 화주 확보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야 하고, 산업 구조적으로는 △계약 구조의 유연성 강화, △단기 물량 변동 시 고용 충격을 완화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 마련 등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특히 물류센터 계약직과 배송·운송 기사 등 고용 안정성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계층을 중심으로 사회적인 안전망 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었다.


이에 대해 한 물류기업 관계자는 “근본적인 문제는 누가 해고되느냐, 누가 망하느냐가 아니라, 이러한 일이 반복될 때마다 현장에 동일한 불안감이 조성된다는 점”이라며 “탈팡 논란은 물류업계의 고용 구조와 계약 구조의 유연성 문제, 플랫폼 다변화 문제를 다시 돌아보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손정우 기자

26.01.02 물류신문

원문 : https://www.kl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319458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