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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택배 전국대리점협의회

노조 불법점거·농성에 산업현장 ‘쑥대밭’
사무국
2022-07-12 09:31:16
조회 195
쿠팡·대우조선·현대제철 등
과격한 농성에 손실 눈덩이
인근 주민·자영업자도 피해

‘파업 = 사업장 점거’ 관행화
선진국선‘불법’간주해 금지


민주노총 소속 노동조합의 잇따른 파업, 사업장 점거 농성과 심각한 소음 등을 일으키는 이른바 ‘민폐 시위’로 산업계 전반이 몸살을 앓고 있다. 미국, 영국 등 선진국들은 노조의 사업장 점거를 불법으로 보고 금지한다. 하지만 국내 노조는 ‘파업=사업장 점거’ 공식을 관행처럼 간주하며 집단 행동을 벌이고 있다. 글로벌 공급망 위기와 원자재 가격 상승 여파로 극도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업들은 이 같은 노조 리스크마저 가세하자 망연자실한 표정이다.

8일 산업계에 따르면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쿠팡 물류센터 조합원들은 혹서기 근로 대책 마련을 요구하며 지난달 23일부터 서울 송파구 신천동 쿠팡 본사에서 점거 농성을 벌이고 있다. 점거 농성은 나날이 과격해지고 있다는 평가다. 지난달 30일엔 쿠팡 본사 내부 진입을 시도하는 노조원들을 저지하는 과정에서 직원 2명이 다쳐 병원으로 이송됐다. 농성 초기 본사 근처에만 걸렸던 현수막은 인근 아파트 단지까지 확대됐다. 노조는 하루에도 수차례 대형 확성기를 이용해 민중가요를 크게 틀거나 각종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인근 주민들과 자영업자들은 “시끄러운 노조 때문에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지경”이라며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본사 건물 식당과 병원, 약국 업주들은 “노조원들이 통행을 방해하고 심각한 소음을 유발해 영업 침해를 받고 있다”며 철거를 요구하는 탄원서를 제출했다. 앞서 지난 2월 민주노총 전국택배노조 조합원들은 CJ대한통운 본사를 점거하고 음주, 흡연, 노래자랑 등을 벌였다. 민주노총 화물연대 소속 일부 화물차주는 화물연대 파업이 종료된 뒤에도 하이트진로 이천·청주공장 앞에서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 근로자들은 임금·상여금 인상 등을 요구하며 지난달 중순부터 옥포조선소 1독에서 농성을 벌이고 있다. 이로 인해 1독에서 건조 중인 배 4척의 인도가 무기한 연기됐다. 대우조선해양은 진수 지연으로 하루 매출 260억 원, 고정비 60억 원의 손실이 발생하는 등 6월 말까지 누적 손실이 2800억 원이 넘은 것으로 추산했다. 박두선 대우조선해양 대표는 “독 폐쇄로 직영 및 협력사에 소속된 총 10만 명의 생계가 심각한 위협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민주노총 금속노조 소속 현대제철 노조는 특별성과급 지급을 요구하며 충남 당진제철소 사장실을 비롯해 인천·포항·순천·당진 공장장실을 무단 점거하고 있다. 사측의 고소로 경찰이 소환 조사에 나섰지만, 노조는 이에 응하지 않은 채 점거를 유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인해 이미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한 철강사들에 노조 파업이 가장 큰 위협이 되고 있다”고 했다.

김호준·이근홍 기자 kazzy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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