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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택배 전국대리점협의회

소비자 vs 택배사 김장 김치 배송 전쟁
사무국장
2021-11-24 15:30:52
조회 260
고객, 무게 제한·전용 박스 구매 요구 등 불만
택배사 “피해 보상은 우리 몫”… 제한 불가피
23일 오전 대전 서구 한 택배사업소. 김장김치 택배와 일반 택배가 놓여져 있다. 사진=송해창 기자
23일 오전 대전 서구 한 택배사업소. 김장김치 택배와 일반 택배가 놓여져 있다. 사진=송해창 기자

[충청투데이 송해창 기자] "김장김치 보내러 왔는데 박스를 바꿔야 한대요. 박스도 따로 구매해야 한다네요. 그나마 이 정도는 다행이에요. 다른 택배사는 김장김치를 받아주지도 않아요."

23일 오전 11시 대전 서구 한 택배영업소.

김장김치를 배송하러 온 이모(57) 씨는 이같이 말했다.

이 씨는 "배송비를 아끼려 직접 택배영업소까지 (김장김치를) 들고 왔다. 그런데 결국 박스구매로 돈을 지출하게 됐다"며 "박스당 18㎏ 미만, 3겹 포장 등 배송조건도 까다롭다. 내년에는 김장김치를 안 보낼까 싶다"고 토로했다.

대전지역 택배업계에서 ‘김장 전쟁’이 발발하고 있다.

김장김치를 배송하려는 고객과 배송에 난감함을 표하는 택배사 간 입장 차가 곳곳에서 충돌 중이다.

고객들은 택배업계의 배송조건에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박스 제한, 무게 제한 등 각종 제한이 많다는 토로다.

실제 서구·유성구·동구지역 8곳 택배사업소 취재 결과 각 사업소는 저마다 ‘김장김치 배송 가이드라인’을 보유하고 있었다.

서구 A 택배사업소 △A택배사 박스·절임배추 박스 허용 △김치 무게 18㎏ 미만, 유성구 B 택배사업소 △아이스박스만 허용 △김장김치 3겹 포장, 동구 C 택배사업소 △C택배사 박스만 허용 △김치 무게 15㎏ 미만 등이다.

동구 한 택배사업소에서 만난 김모(27) 씨는 "김장김치 전용 박스가 있다는 말을 처음 들었다. 집에서 기껏 포장해 왔는데 결국 새로 포장해야 한다"며 "택배사 박스랑 일반 박스랑 두께만 조금 차이나는 것 같다. 결국 이것도 돈벌이 수단 아니냐"라고 말했다.

유성구 한 택배사업소에서 만난 지모(44) 씨는 "굳이 김장김치 배송에 조건을 달아야 하나 싶다. 김장김치보다 고가상품 배송이 더 어렵지 않느냐"며 "김장은 하는 과정도, 이후 배송도 스트레스"라고 푸념했다.

택배업계 관계자들은 "김장김치 배송에는 위험성이 따른다"고 입을 모았다.

서구 A 택배사업소 관계자는 "김장김치는 배송과정에서 (박스가) 터질 위험이 높다. 박스가 터지면 해당 트럭 안에 있는 물건에 김치국물·냄새 등이 스며든다"며 "관련 피해는 택배사가 전부 부담해야 한다. 이에 배송 가이드라인을 두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동구 C 택배사업소 관계자는 "김장김치는 택배업계 기피 물품이다. 우리 사업소도 배송박스를 한정한 이후 고객항의가 많아졌다"며 "하루에 한 번 꼴로 실랑이를 벌이는 것 같다. 그럼에도 향후 배송과정에서 발생할 피해를 고려하면 어쩔 수 없다"고 피력했다.

송해창 기자 songhc@cctoday.co.kr 충청투데이 2021/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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