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천만원 모금…대리점협의회 "유족 생계 고려 위로금 전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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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ews1 이은현 디자이너 |
롯데택배 인천주안대리점에서 21년간 택배기사로 근무하던 구특회씨는 지난달 초 병원으로부터 청천벽력같은 소식을 접했다. 양쪽 종아리가 부어오르는 증상으로 종합병원에서 검사를 받은 다음날 갑작스러운 복통으로 입원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간암 선고를 받은 것이다.
소식을 전해들은 오염석 롯데택배전국대리점협의회 상임부회장은 사비를 털어 구씨에게 100만원을 전했지만, 상황은 손쓸 수 없이 돌아갔다. 복수가 빠르게 차면서 변변한 치료를 받을 새도 없었다. 결국 구씨는 같은달 27일 불과 55세의 나이에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났고, 유족들은 생계가 막막한 지경에 처했다.
이에 롯데글로벌로지스 본사와 동료 택배기사·대리점 관계자들은 닷새 만에 2000여만원을 모금하는 등 온정을 전하기 위해 힘을 모았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택배전국대리점협의회(협의회)는 택배사원인 고(故) 구특회씨 유족들에게 전달하기 위한 위로금으로 지난 25일 기준 2000여만원을 모금했다.
구씨는 2000년 4월부터 올해 5월까지 대리점장이 7번 바뀌는 동안 한 곳에서만 일해 온 '베테랑' 택배기사다. 배송 준비 작업에 솔선해 나서는가 하면, 동료들 배송까지 돕는 성실한 근무 태도로 주변의 신뢰를 두루 얻었다고 한다.
구씨와 함께 12년간 일했다는 유진수 인천주안대리점 점장은 "(고인은) 법이 없어도 살 수 있을 사람 중 하나였다"며 "저희는 오전 7시에 일을 시작하는데 6시면 나와서 미리 주변 정리와 청소를 하고, 다른 분들의 작업까지 어느 누구보다 많이 챙겼다"고 회고했다.
유 점장은 "흔한 해외여행 한 번 가족끼리 가 보지도 못했고 국내여행조차도 아이들 어렸을 때 같이 가 보지 못하고 일만 하시다 돌아가신 데 대해 유족들이 많이 속상해하셨다"며 "회사와 집밖에 몰랐던 사람이라 (빈소에) 사람이 많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손님들이 정말 많이 오셨더라는 말씀도 하셨다"고 말을 잇지 못했다.
협의회는 유족들을 위로하기 위해 회장단 개인당 10만원, 지역 이사와 대리점장들은 2만원, 택배기사들은 1만원씩 모금해 전달하기로 했다.
'자유롭게 참여해 달라'는 당부에도 지난 21일부터 25일까지 전국에서 180여명의 대리점 관계자들과 택배기사들이 모금 운동에 동참해 1000여만원이 금세 모였다.
여기에 박찬복 롯데글로벌로지스 대표도 1000만원을 보탰다. 협의회 관계자는 "본사에 동참을 요청했더니 박 대표가 위로금을 보내 주셨다"고 밝혔다.
협의회는 26일까지 모인 위로금을 이달 중 유족들에게 전달할 계획이다.
협의회는 "롯데택배 구성원으로서 오랫동안 근무한 고인에게 감사하고, 가시는 길에 아무 것도 해 드리지 못해 미안하고 무거운 마음"이라며 "남겨진 고인 가족들의 막연한 생계까지 함께 고민할 수 없는 현실이 안타깝지만 유가족에게 작은 정성을 모아 위로금을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원문 https://www.news1.kr/articles/?4351373
출처 2021.06.28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