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택배 노동조합이 택배기사 부당해고를 주장하며 23일부터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한 가운데
CJ대한통운택배노조도 대리점과 갈등을 빚으며 25일 경남 지역을 시작으로 27일 전국 규모의 총파업을 예고하고 나섰다.
택배노조의 파업이 잇따르면서 지난 이틀간 경남 창녕 지역의 CJ대한통운 택배 3000여개의 발이 묶였다. 일각에서는 노조가 고객 택배를 ‘파업 무기’로 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CJ대한통운 일부 택배노동조합이 파업에 돌입하면서 이날 경남 경주 서브터미널(왼쪽)과 지난 23일 경남 창녕 서브터미널에 택배 물량이 쌓여있는 모습. /독자 제공
택배업계에 따르면 한진택배 노조는 "북김천대리점 소속 조합원 4명이 집단해고를 당했다"고 주장하며 지난 23일부터 무기한 파업에 돌입했다. 김천대리점이 북김천, 남김천대리점으로 분할되는 과정에서 신규 소장이 조합원들을 한 대리점으로 모은 뒤 일감을 줄이려 했고, 조합원들이 이에 반발하자 해고했다는 게 노조의 주장이다.
파업에는 수도권인 경기 광주시, 이천시, 성남시, 고양시를 비롯해 경남 거제, 경북 김천, 울산광역시 등 7개 지역 노조원 280명이 참여한다. 파업은 노조원들이 정해진 시간에 출근은 하되 택배 배송 업무는 하지 않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에 한진 측은 파업이 진행 중인 지역에 ‘일시적 집하 금지’ 조치를 취했다. 한진 관계자는 "노조가 고객 상품을 볼모로 파업을 진행하고 있어 고객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내린 조치"라며 "파업 지역 터미널에 택배를 집하하지 않고 대체 터미널로 물량을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노조의 부당해고 주장에 대해서는 반박했다. 한진은 "기존 김천대리점의 점장이 건강상의 이유로 계약포기 의사를 전해와 사측에서는 공개모집을 통해 신규 대리점과 계약을 맺었다"며 "신규 대리점은 물량 증가 등의 이유로 택배기사를 새롭게 모집했고, 기존 택배기사에 대해서도 계약을 체결하려 했으나 개별면담을 거부하고 과도한 조건을 요구해 신규 대리점장과 기사 간 계약이 이뤄지지 않은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사측은 하도급법상 독립 사업체인 대리점과 택배기사 간 협상에 직접 관여할 수 없으나, 양측의 갈등이 원만하게 해결되고 파업으로 인한 고객 불편을 최소화 하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CJ대한통운 택배노조 창녕지회가 파업에 돌입한 가운데 25일 일부 노조원이 비노조원의 배송을 막으면서 서로 다툼을 벌이고 있다. /독자 제공
CJ대한통운에서도 파업이 전국적으로 확산하고 있다. CJ대한통운 택배노조 창녕지회는 이 지역 대리점이 택배기사 2명과 재계약을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지난 23일부터 파업을 시작했다. 파업이 시작된 후 지난 이틀간 물량 3000여개가 배송되지 않자 이날 오전 이곳 터미널에는 고객들이 직접 택배를 찾으러 오는 일이 발생했다.
이날부터는 영남권 노조원 1200명 가운데 800여명이 파업에 동참할 예정이다. 노조는 사측과 대리점이 대안을 내놓지 않으면 27일부터 전국 규모의 파업에 나서겠다고 통보했다.
CJ대한통운 대리점과 택배 조합원 간의 갈등은 악화일로다. 노조는 "대리점 소장이 택배기사에 욕설을 하고 일방 해고 통보를 했다"고 주장했으나 대리점 측은 "계약 만료 후 업무 태도가 불량한 일부 기사와 재계약을 하지 않은 건 합법적인 경영 판단"이라고 반박했다. CJ대한통운 대리점연합회 관계자는 "대리점이 택배기사와 재계약을 하지 않은 이유는 이들이 고객 택배를 파손한 데 대한 불만 접수가 많았고 근태가 좋지 않는 등 신뢰 관계가 깨졌기 때문"이라고 했다.
당장 이날부터 경남 경주를 비롯해 김해, 거제의 서브터미널에 발이 묶인 택배가 늘어나자 일각에서는 택배 노조원들이 고객 택배를 파업 무기로 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노조 소속이 아닌 한 CJ대한통운 택배기사는 "파업으로 배송이 밀리고 고객 불만이 커지면 고객 이탈 가능성이 높아져 결국 기사들에게도 손해인데 일부 노조원들은 파업 카드를 너무 자주 꺼내고 있다"고 말했다.
원문 https://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21/02/25/2021022501995.html
2021.02.25 조선비즈